비문학이란 무엇인가: 과거와 현대 교육에서의 의미
비문학이라는 용어는 국어 교육에서 너무도 익숙한 단어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왜 학생들이 비문학을 읽고 써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는 경우는 드물다.
비문학은 과거와 오늘날의 교육에 있어서 의미가 달라져 왔다.
과거에는 '설명문', '논설문', '보도문', '실용문'처럼 글의 형식을 중심으로 분류했지만,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비문학’이라는 포괄적인 개념 아래 다양한 읽기와 쓰기 활동이 통합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비문학’이란 용어와 개념이 교육 안에서 어떻게 형성되어 왔고,
과거 교육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되었으며,
오늘날 교육에서는 어떤 역할과 함의를 가지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목차
- 1. ‘비문학’이라는 말의 개념적 태동과 교육 용어화
- 2. 과거 교육에서의 비문학 교육: 단편 지식 중심
- 3. 현대 교육에서의 비문학: 통합적 사고력의 핵심
- 4.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와 비문학의 재위상
- 5. 앞으로의 비문학 교육이 나아갈 방향
1. ‘비문학’이라는 말의 개념적 태동과 교육 용어화
‘비문학’(非文學)은 문자 그대로 ‘문학이 아닌 글’을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문학의 반대 개념으로만 이해되기에는 매우 다양한 글의 영역을 포괄한다.
이 용어는 1990년대 이후 한국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점차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그 이전에는 단지 '설명문', '논설문', '정보글', '기사문', '보도문', '기행문', '기획문' 등
개별 글의 형식을 기준으로 명칭이 분화되어 있었다.
‘비문학’이라는 말이 교육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쓰이게 된 배경에는 수능 국어 영역의 변화가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비문학 독서 지문’이라는 말이 사용되며,
‘설명문’이나 ‘논설문’보다 더 넓고 실용적인 읽기 영역을 가리키는 용어로 정착하게 되었다.
비문학이란 곧 현실 세계의 구조, 사회 제도의 작동, 과학적 사실, 철학적 개념 등
상상의 세계가 아닌 실제 세계의 질서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거나 설득하는 모든 글을 포함하게 된 것이다.
2. 과거 교육에서의 비문학 교육: 단편 지식 중심
과거의 비문학 교육은 지금처럼 ‘비문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학생들은 설명문, 논설문, 보도문 등 글의 형태에 따른 학습을 했다. 비문학보다 더 세부적인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시기 | 비문학 관련 교육 방식 |
1970~1980년대 | 문장 쓰기, 문단 구성 훈련 중심 / 정보 나열 위주 |
1990년대 초반 | 글의 종류별 분류(설명, 주장, 안내 등) / 실용문 강화 |
2000년대 초반 | 수능 대비 목적의 독해 기술 위주 학습 도입 |
- 글의 구조보다 형식 이해에 집중: 설명문은 정의-예시-비교로 쓰자, 논설문은 주장-근거-결론으로 쓰자 등의 틀 제공
- 실제 읽기 목적보다 시험 대비 중심: 실생활의 맥락보다는 지문 분석 훈련에 집중
- 텍스트 비평보다 정확한 정답 찾기 중심: 사고의 유연성보다는 정답률을 높이는 기술에 초점
즉, 과거의 비문학 교육은 형식 훈련과 정답 도출 능력 중심이었고,
비문학을 사고력이나 표현력 향상의 수단이 아닌, 정답 찾기용 도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3. 현대 교육에서의 비문학: 통합적 사고력의 핵심
최근 교육과정은 단순한 글 유형 분류를 넘어,
비문학을 종합적 사고력, 정보 이해 능력, 비판적 시각 훈련의 핵심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2015 개정 교육과정 이후 국어과 교육에서는 ‘비문학’이라는 용어보다
‘정보 중심 텍스트’, ‘사실적 진술 중심 텍스트’, ‘논리 전개 글’ 등 더 구체적인 학습 목표를 중심으로 글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다음과 같은 배경에서 비롯되었다:
- 정보 과잉 시대의 필터링 능력 요구: 단순한 독해가 아니라 정보의 판단과 재구성이 필요한 시대
- 융합형 사고력 평가로의 전환: 하나의 지문이 아닌 복합 텍스트, 도표, 수치 자료 해석 요구
- 쓰기와 읽기의 통합 교육 강조: 단순히 읽는 것뿐만 아니라, 쓰기를 통해 비문학 구조를 이해하게 함
현대 비문학 교육은 더 이상 형식적 구분에 머물지 않는다.
학생들은 ‘왜 이 글이 필요한가’, ‘이 글의 의도는 무엇인가’, ‘정보가 어떻게 구성되었는가’를 중심으로
사고력을 확장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형성해 가는 것이다.
또한, 점차 비문학과 문학을 명확히 구별하지 않고 두 가지의 개념을 통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4.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와 비문학의 재위상
비문학은 단지 하나의 글 유형이 아니라,
현대 교육에서 논리적 사고, 융합적 독해, 표현력 향상을 위한 훈련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분 | 과거 비문학 교육 | 현대 비문학 교육 |
중심 가치 | 글의 형식 이해, 정답 추출 | 맥락 이해, 문제 해결력, 사고력 |
접근 방식 | 지문 분석, 유형 암기 | 통합 독서, 주제 기반 정보 탐색 |
교육 목표 | 정확한 문단 분석, 정답 도출 | 독자의 관점 확장, 글쓴이의 논리 비판 |
대표 방식 | 설명문 구조 연습, 논설문 틀 적용 | 뉴스, 보고서, 인터뷰, 데이터 기반 글의 해석 |
이제 비문학은 교육에서 지식의 결과물이 아니라 지식에 이르는 과정으로,
학생이 세상을 인식하고 구성하는 틀로서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5. 앞으로의 비문학 교육이 나아갈 방향
미래 교육은 더 이상 지식 암기에 머물지 않는다.
정보의 흐름을 파악하고, 비판하며, 재구성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강조된다.
이러한 시대에 비문학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 교과 간 융합형 텍스트 분석: 사회, 과학, 철학 등 복합 주제 읽기
- 데이터 기반 독해력 훈련: 표, 그래프, 영상 자막 등 시각 요소 포함 비문학 텍스트의 등장
- 비문학 글쓰기 훈련의 확대: 단순 독해를 넘어 실제 정보 조직 능력을 키우는 쓰기 중심 수업 확대
- AI 활용 읽기·쓰기 기술 도입: 키워드 추출, 요약 훈련, 문장 순서 재배치 등의 AI 도구 활용 교육
이제 비문학은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력의 기반이자,
학습의 출발점이자 결과물로서 전면에 나서게 된다.
비문학은 문학의 반대말이 아니다.
그것은 현실을 설명하고, 정보를 조직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언어적 실천이다.
과거 교육에서 단지 설명문이나 논설문으로만 취급되었던 비문학은 이제 종합 사고력과 표현력 교육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
비문학을 잘 이해한다는 것은, 곧 세상을 읽는 방식, 정보를 해석하는 눈,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힘을 갖는 것이다.
앞으로도 비문학은 학생들이 ‘무엇을 아는가’보다 ‘어떻게 생각하고 표현하는가’를 평가하는 시대에 중요한 교육 도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