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관점을 이끌어내는 비문학: 인터뷰 작성법
비문학은 사실과 논리를 바탕으로 정보를 조직하고 독자에게 전달하는 글의 범주를 말한다. 설명문, 논설문, 보고서, 서평 등과 함께 인터뷰 역시 대표적인 비문학 글 형식이다. 그러나 인터뷰는 여느 비문학 글과 달리 타인의 목소리와 시각을 기반으로 구성된다는 특징을 지닌다. 즉, 글쓴이가 정보를 직접 구성하기보다는 ‘타인의 생각’을 질문을 통해 끌어내고, 이를 논리적으로 정리·편집하는 과정을 거친다.
인터뷰는 단순한 대화 기록이 아니다. 인터뷰 글은 타인의 생각과 경험을 담아 하나의 이야기이자 메시지로 전환하는 비문학적 작업이다. 그러므로 인터뷰 글을 쓸 때에는 수집한 정보를 무작정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흐름과 구조, 핵심 메시지를 고려해야 한다. 잘 구성된 인터뷰는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사회적 의제나 인물의 가치관을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인터뷰가 단순한 텍스트를 넘어서, 공감과 통찰을 이끌어내는 비문학 글쓰기의 중요한 수단임을 의미한다.
인터뷰는 공감과 정보가 공존하는 글이다
인터뷰는 질문자와 응답자 사이의 대화를 기록하는 동시에,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와 감정을 동시에 전달하는 글이다. 일반적인 인터뷰는 대개 Q&A 형식으로 구성되지만, 출판용 또는 블로그용 인터뷰는 흐름에 따라 재구성되며 기사형 또는 서술형으로 정리되기도 한다. 인터뷰의 핵심은 대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대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주제 의식에 있다.
독자는 인터뷰를 통해 ‘실제 살아 있는 목소리’를 접한다. 이는 다른 비문학 형식이 제공하지 못하는 현장감과 감정선이다. 예를 들어, 환경운동가와의 인터뷰라면 환경 보호를 위한 구체적 실천과 동시에, 그 사람의 가치관과 신념을 함께 전달하게 된다. 즉, 인터뷰는 정보의 정확성뿐 아니라 인물의 ‘맥락 있는 말하기’를 통해 독자와 연결되는 글이다. 성공적인 인터뷰는 정보와 공감의 균형 위에서 만들어진다.
인터뷰 작성법은 정보의 정돈에서 시작된다
작성법이란 단지 문장을 쓰는 기술이 아니라, 전체 글을 어떻게 구조화하고 배치하느냐에 관한 전략이다. 인터뷰 작성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질문 중심 구성’과 ‘주제별 정리’다. 수많은 대화 중에서 어떤 질문과 대답을 중심으로 글을 구성할지 판단해야 하며, 그 결정이 글의 품질을 좌우한다.
일반적으로 인터뷰는 ① 인물 소개 → ② 주요 질문과 응답 → ③ 정리 및 결론 순으로 구성된다. 그중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하는 ‘본문’ 부분은 독자가 지루하지 않도록 대화 흐름과 문장 호흡을 고려하여 배치해야 한다. 불필요한 반복이나 장황한 설명은 삭제하고, 본질적 메시지만 남기는 것이 원칙이다. 응답자의 말을 그대로 살리되, 문장 순서나 연결어는 독자를 고려해 자연스럽게 정리한다. 이처럼 인터뷰 작성법은 정보의 선별과 재배열을 통해 하나의 논리 흐름을 만드는 작업이다.
주제를 선명하게 하면 인터뷰가 살아난다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제다. 무작정 인터뷰를 진행하면 대화는 산만해지고, 글로 정리했을 때 하나의 메시지를 담기 어렵다. 따라서 인터뷰를 기획할 때부터 “이 인터뷰는 독자에게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전제되어야 한다. 주제를 중심으로 질문을 설정하고, 대답을 이끌어내고, 인터뷰 전체를 조율해야 한다.
주제가 선명한 인터뷰는 읽는 사람이 질문 없이 글을 따라갈 수 있게 만든다. 예를 들어 ‘퇴사 후 1인 창업’이라는 주제라면, 질문 역시 이 주제를 분해해서 구성해야 한다.
주제 예시:
- 퇴사 결정을 하게 된 계기
- 창업 초기에 겪은 시행착오
- 가장 힘들었던 순간
- 스스로 일하는 삶의 장단점
- 후배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이처럼 주제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질문 설계는 인터뷰의 질을 높인다. 아무리 대화가 풍성해도 독자가 핵심을 놓친다면, 인터뷰는 정보성도, 콘텐츠성도 갖지 못한다. 비문학적 인터뷰 글쓰기는 항상 ‘주제 중심 사고’를 바탕으로 질문과 정보를 배열해야 한다.
질문의 기술이 인터뷰의 성패를 결정한다
인터뷰는 결국 질문의 힘에 의해 완성된다. 좋은 질문은 좋은 대답을 이끌고, 그것은 곧 좋은 글이 된다. 인터뷰 작성자는 질문을 통해 주제를 드러내고, 인터뷰이의 생각을 구체화시키며, 독자의 궁금증을 대신 물어야 한다. 질문이 피상적이면 답도 얕고, 질문이 깊으면 대화는 자연스럽게 심화된다.
질문 설계는 세 가지 원칙을 따라야 한다.
첫째, 질문은 인터뷰의 목적과 주제에 근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창업자의 인터뷰라면 단순히 "힘들지 않으셨나요?"보다는 "창업 초기 가장 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처럼 구체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둘째, 하나의 질문에는 하나의 메시지만 담아야 한다. 질문이 길거나 복합적이면 대답이 흩어진다.
셋째, 열린 질문을 사용해 인터뷰이가 자신의 언어로 자유롭게 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질문이 인터뷰의 뼈대라면, 답은 그 뼈대를 채우는 살이다. 따라서 질문은 인터뷰의 구조를 설계하는 핵심 도구이며, 그것이 글의 깊이를 결정짓는다.
인터뷰 구조는 리드 → 본문 → 정리의 3단으로 설계하라
글의 완성도는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인터뷰는 정보를 담은 글이면서도 하나의 흐름을 지닌 콘텐츠다. 따라서 서론(리드), 본문(Q&A), 결론(정리)의 3단 구성으로 인터뷰를 설계하면 가장 안정적인 비문학 글이 된다.
- 리드(Lead): 인터뷰이의 소개, 인터뷰 배경, 핵심 주제 언급
- 본문(Q&A): 핵심 질문과 응답을 주제별로 배열
- 정리(Summary): 요약, 인터뷰이의 핵심 메시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 또는 여운
아래 인터뷰 예시를 통해 인터뷰 구조를 살펴보자.
주제: “회사 밖에서도 충분히 살 수 있어요”
인터뷰이: 김지후 (전직 디자이너 → 현 프리랜서 브랜드 컨설턴트)
작성자: A 작가
매체: 비문학 사람들 매거진
서론 (배경 및 인터뷰이 소개)
3년 전, 대기업 디자인팀에서 일하던 김지후 씨는 안정된 직장을 뒤로하고 퇴사를 결심했다. 이후 그는 프리랜서 브랜드 컨설턴트로 일하며 자신만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회사 밖에서 살아가기’를 주제로, 퇴사 이후 그의 삶과 변화, 그리고 생각을 들어보았다.
본문 Q&A
Q. 퇴사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무엇이었나요?A. 제 안에서 ‘이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인가?’라는 질문이 반복됐어요. 출근하고 퇴근하고,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기 어려웠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Q. 퇴사 직후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A. 솔직히 말하면 불안감이 제일 컸어요. 고정 수입이 없다는 건 굉장히 무거운 현실이더라고요. 매일 불안했고, 시간 관리도 쉽지 않았죠. 그런데도 자율성이 있다는 점은 확실히 큰 장점이었어요.
Q. 지금 삶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요?A. 내가 하루의 흐름을 설계한다는 점이에요. 오전에 산책을 하고 오후에 클라이언트 미팅을 잡거나, 집중이 잘 되는 밤에 작업을 해도 문제없거든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고 있다는 자율감이 저에겐 아주 중요해요.
Q.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A. 준비 없이 무작정 퇴사하진 않았으면 해요. 하지만, 나다운 삶을 살고 싶다면 그걸 미루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안정'만 좇다 보면 정작 중요한 걸 놓칠 수도 있으니까요.
정리 (인터뷰 결론 및 인사이트)
김지후 씨는 퇴사를 선택했지만, 삶의 불안 속에서도 ‘자기 설계’를 실현했다. 회사 밖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는, 여전히 퇴사 앞에서 망설이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현실적 영감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이러한 구조는 위 예시글을 통해 독자에게 읽기 편한 리듬을 제공하며, 글쓴이에게는 편집 기준을 마련해준다는 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인터뷰가 소비되는 방향에 따라 자세한 인터뷰 방식이 정해질 수 있다. 온라인이나 매체 인터뷰는 전체 흐름보다 ‘부분 발췌’로 소비되기 때문에, 각 문단마다 독립적인 정보성을 갖추는 것이 좋다. 한 질문과 답변이 독립적으로도 의미를 가지게 하려면, 각 문단에 중심 문장을 배치하고, 인터뷰이의 말 중 핵심 인용을 강조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소비되는 방향을 고려한 구조화된 인터뷰는 곧, 설득력 있는 비문학 글쓰기의 실전 훈련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