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상황이 닥쳤을 때, 사람들은 매뉴얼을 꺼낸다.
하지만 그 문서가 너무 어렵거나 복잡하다면? 그 순간, 생사를 가를 수도 있는 ‘정보’는 더 이상 정보가 아니다.
재난 대응 매뉴얼은 단순한 실용문이 아니다.
그 안에는 정확성, 구조성, 즉시성, 행동 유도성 등 비문학 텍스트의 핵심이 총집합되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재난 대응 매뉴얼을 비문학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우리가 일상에서 실용 비문학 독해력을 어떻게 훈련할 수 있는지를 사례와 함께 살펴본다.
재난 대응 매뉴얼이란 무엇인가?
재난 대응 매뉴얼이란,
지진·화재·홍수·감염병 등 각종 재난 발생 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행동 요령을 정리한 지침서다.
구분 | 설명 |
목적 | 인명 보호, 피해 최소화, 즉시 대응 가능성 확보 |
수록 내용 | 재난 유형별 경보 체계, 피난 절차, 대피 위치 |
구성 방식 | 단계별 지시, 도식화된 흐름도, 체크리스트 |
작성 주체 | 정부, 지자체, 학교, 기업, 병원 등 |
재난 대응 매뉴얼은 단순한 설명서가 아니다.
정보 전달 능력과 사용자의 즉각 행동 유도력이 핵심이다.
즉, 비문학 중에서도 가장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텍스트다.
재난 매뉴얼의 비문학적 특성 5가지
① 목적 지향적 구조
모든 문장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로 귀결된다.
서론도, 부연 설명도 최소화되어 있고 정보는 행동 지시를 위해 압축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② 정보 우선순위 강조
가장 중요한 정보를 먼저 제시한다.
예를 들어 지진 대응 매뉴얼의 내용과 같다.
“흔들림이 시작되면, 탁자 아래로 몸을 숨기세요.”
이 문장이 처음에 배치된다.
배경 설명은 그 다음이다.
③ 도식과 도표의 적극적 사용
문장의 난해함을 보완하기 위해 행동 흐름도, 체크리스트, 피난 지도 등이 함께 구성된다.
④ 단문 중심의 지시문 구조
“불이 났다면 엘리베이터를 타지 마세요.”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낮은 자세로 이동하세요.”
이런 단문은 구조적으로 ‘조건 + 행동’ 패턴을 따른다.
즉, 비문학의 인과 구조, 명령 구조가 응축되어 있다.
⑤ 사용자 중심 설계
재난 매뉴얼은 문서 작성자의 논리가 아닌 독자의 상황 판단 능력과 제한 시간을 고려한 문서다.
즉, ‘읽히는 글’이 아니라 ‘반응을 유도하는 글’이다.
실제 재난 매뉴얼 사례 분석
[사례 1] 교육부 - 학교 화재 대응 매뉴얼
본문 일부
“화재가 발생하면 가장 가까운 교사가 소화기 비치 장소를 파악하고,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유도하며 출입문을 닫는다.”
비문학 독해 포인트
- 주체 파악: 교사, 학생
- 행동 순서: 소화기 확인 → 유도 → 문 닫기
- 문장 기능: 절차 안내, 정보 우선순위
[사례 2] 질병관리청 - 감염병 확산 시 행동 지침
본문 일부
“자가 격리 기간 중 외출을 금지하며, 발열 및 기침 시 보건소에 연락합니다.
외출이 필요한 경우 마스크 착용 후 최소 인원으로 이동합니다.”
비문학 요소
- 조건문 활용: ‘자가 격리 기간 중’, ‘외출이 필요한 경우’
- 선택적 행동: ‘연락합니다’, ‘착용 후 이동합니다’
- 정보 분기 구조: 조건별 대응 분기
재난 매뉴얼 독해가 비문학 실력을 키우는 이유
재난 대응 매뉴얼은 다음의 비문학 독해 역량을 집중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
독해 요소 | 매뉴얼 적용 방식 |
중심 문장 파악 | 핵심 지시사항이 가장 먼저 나온다 |
정보 구조 이해 | 번호, 도표, 흐름도 등으로 시각적 구성 확인 가능 |
인과 관계 이해 | 조건 → 행동의 논리 구조 반복됨 |
문맥 속 의미 추론 | 생략된 문맥과 전제 상황 유추 |
실전 적용력 | 글을 읽고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 훈련 |
재난 매뉴얼을 활용한 비문학 훈련법
방법 1. 문장 기능 분석 훈련
- 각 문장을 ‘행동 지시’, ‘조건 설명’, ‘예외 규정’ 등으로 분류
- → 지시문의 패턴 파악
방법 2. 흐름도 재구성 훈련
- 매뉴얼 내용을 순서도나 인과 흐름도로 직접 정리해 보기
- → 글 구조 이해와 시각적 사고력 강화
방법 3. 비문학 시험형 변환 훈련
- 매뉴얼 문장을 ‘선택지 포함형 문제’로 직접 만들어 보기
- 예: 다음 중 올바른 화재 대응법은?
- → 실전형 비문학 추론력 강화
방법 4. 매뉴얼 쓰기 훈련
- “우리 집 지진 대피 매뉴얼”처럼
실제 매뉴얼을 직접 구성해보기 - 핵심 지시, 예외 조건, 순서 정리
실용문 교육에서 재난 매뉴얼이 중요한 이유
학교나 사회에서 실용문 교육은 형식 위주로 흐르기 쉽다.
하지만 재난 대응 매뉴얼은 단순한 정보 나열이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행동 안내서다.
그렇기 때문에 아래 내용과 같다.
- 문장 하나하나가 생명을 살릴 수도 있고
-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 하나가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재난 대응 매뉴얼을 실용문 교육의 중심으로 활용하면 독해력뿐 아니라 시민성, 판단력, 글쓰기의 윤리성까지 함께 교육할 수 있다.
재난 매뉴얼이 주는 글쓰기 교훈
글의 목적을 잊지 마라
- 글의 최종 목적은 독자의 ‘이해’와 ‘행동’이다.
읽는 사람의 상황을 고려하라
- 정보의 순서를 바꾸면 생사가 갈릴 수도 있다.
문장 하나로 행동이 결정된다
- “○○하세요”와 “○○하지 마세요”의 차이는 상황에 따라 극단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재난 매뉴얼은 정보, 구조, 설득, 행동 유도라는
비문학의 모든 요소가 가장 극단적으로 요구되는 글쓰기의 형태다.
그것은 단지 안전 매뉴얼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보 전달 역량의 시험지이며 읽고, 이해하고, 바로 행동으로 이어지는
실용 비문학의 완성형이다.
이제 학생들이 읽는 실용문도, 회사에서 쓰는 공지문도, 병원에서 배포하는 안내문도 모두 이 기준을 따라야 한다.
"누구나 읽을 수 있어야 하고, 누구나 이해해야 하며, 누구나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재난 대응 매뉴얼이 가르쳐주는 실용 비문학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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